관찰 그리고 시각화.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성악가 파바로티(Luciano Pavarotti)는 ‘음악을 본다.’라고 표현했다. 음악을 머릿속에 사진처럼 옮겨 놓는다.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닌, 본다. 왜 그래야 할까? 관찰은 중요하다. 그렇다고 악보를 관찰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그 음표들을 시각화 해야 한다. 애초에 볼 수 있는데, 무슨 말인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눈을 통해 인지하는 감각화. ‘인지한다’라는 단어를 온라인 어원 사전을 바탕으로 해석해보자.
"to know again, identify, recognize," from Latin recognoscere "acknowledge, recall to mind, know again; examine; certify," from re- "again"
앎, 식별, 마음에 기억하는 것까지.
우리는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있지만, 인지의 차원으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으로 기억하기 위해서는 시각화를 해야 한다. 다시 말해 마음속에서 형상화를 해내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추상화가 일어날 것이다. 그 이전에 형상화 작업은 우리가 접하는 점, 선 그리고 면에 대한 실존적 이해가 필요하다. 우리는 배운다. 사회체계 내에서 교육하는 것들을 배운다. 그 배움이 실재 상황에 연결되어야 한다. 건물을 봤을 때 그것이 콘크리트 덩어리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의 용도를 파악해야 한다. 주거지일 수 있고, 예술작품일 수 있다. 우리가 본 콘크리트 덩어리라는 ‘사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나아가서 상상해야 한다.
보는 것은 너무나 간단한 행위이다. 눈을 뜨고, 바라보면 된다. 그렇지만 그것을 정신으로 들여와야 한다. 북두칠성을 보고 ‘하늘에 별이 떠있네!’라고 생각하면 그건 북두칠성이 아니다. 별들 사이에서 관계성을 포착하고, 그 관계성이 보여주는 공간을 봐야 한다. 그래야 북두칠성이라는 것이 실존하게 되고, 이를 이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단순한 예시들로 세상이 구성되어 있다면 이런 고민도 필요 없을 것이다. 우리 내의 삶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래서 형상화의 과정 속에서 단순화를 시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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