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문학 단편선

Be문학 단편선-손자병법

토토실 2019. 6. 29. 15:28

  손자병법을 처음 이해할 때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예컨대 첩자와 관련되어서는 신의에 대한 문제가 고려되지 않는 것이 궁금했다. 그래서 경쟁과 협동의 분류 체계에서 경쟁이라는 점에 집중하기로 했다. 먼저 이렇게 나눈 이유에는 전쟁이라는 것은 경쟁의 요소 중 일부다. 이해관계를 두고 대립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가 바로 전쟁이다. 사람이나 집단이 무언가를 놓고 겨룰 때, 그 옵션이 폭력이라면 이는 전쟁이다. 폭력이라는 옵션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자. 폭(暴)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사납고, 남을 해치게 한다는 의미가 있다. 조금 더 극단적으로 나아가보면, 존재를 없애는 행위가 된다. 책의 세 번째 장에서 지피지기 백전 불태라는 단어가 나온다. 보통 불패로 알고 있지만, 정확한 해독을 위해서는 위태롭지 않음이라는 것에 대한 주관이 있어야 한다. 즉 위태롭지 않다고 하는 것은 자신의 존립이 명확해야함을 의미한다. 손자병법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한다. 백성들의 생사가 달려있다. 나와 너의 존립이 달려 있다. 그렇기에 숙고해야 한다. 그렇다면 여러 가지를 우리는 여러 가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희미한 지점에서부터 나아가야 한다. 먼저 손자병법의 나온 이야기를 곡해하지 않기 위해 현대사회에서 이와 비슷한 스포츠를 통해 추가 분석을 들어갔다. 그리고 경쟁의 측면에서 손자병법을 확장해서 해석해보려고 한다.
  사전 분석와 사후 해석 그리고 그 가운데에 있는 사건 계산으로 나눴다. 책 자체는 13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분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단순화하기로 했다. 역시나 스포츠를 보며 뼈대를 잡았다. 그리고 손자병법의 경우에는 한자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본인은 한자와 익숙치 않아서 이를 영어로 해석하고, 다시 라틴어로 가서 의미를 명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일단은 요약된 그림을 한 번 보자.
전력분석(사전 분석)
  사건이 일어나기 이전의 행동이다. 크게 내적 요인과 외적요인으로 구분해서 들어간다. 내적요인에는 개별 주체의 능력치(Ability)와 어짐(Humanity) 그리고 제도(Law)가 있다. 능력치는 말 그대로 그 사람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사람에게 어디까지 기대할 수 있는가 그리고 믿을 수 있는가. 어짐은 그 사람의 인간성이다. 집단으로 보면 사회성이다. 전쟁에서 그 사람을 믿어야 한다. 그렇다면 똑똑한 이기주의자보다는, 조금 부족한 집단을 이끄는 이타주의자가 더 믿음을 준다. 제도는 우산과 같은 개념이다. 날이 매번 좋을 수 없다. 비도 오고 눈도 오는데, 그 상황에서 우산이 있어야한다. 대충 만들면 장마에 우산이 부서지고 비를 맞게 된다.
  외적요인에는 외교와 사기(Motivation)가 있다. 외교는 현지 사정을 주요하게 바라본다. 우리만 좋은 팀이라고 판단해서 게임을 이기는 것이 아니다. 상대보다 더 나은 팀이어야 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어떤 지 알 수 없다면, 이긴다는 확신을 가지고 게임에 들어갈 수 없다. 그 지점에서 사기가 결정된다고 봤다. 상대방의 전력이 튼튼하다면, 우리도 더 준비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긴장과 더 높은 수준의 성취에 대한 동기부여가 생기게 된다. 외적요인에서 주요한 지점은 사전 요소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사건 속에서도 크게 영향을 발휘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
 사기 - 브래디만 있으면 이길 수 있다.
  NFL에서는 정규시즌이 끝나고 리그 최고의 팀을 가리기 위한 플레이오프를 진행한다. 이 무대의 결승이 바로 익히 들어본 적 있는 슈퍼볼(Super Bowl)이다. 2017년 열린 51번째 슈퍼볼 결승전 이후 기적적인 4쿼터를 만들어낸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New England Patriots) 선수단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서로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음을 알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상당히 평범한 인터뷰로 볼 수 있다. 우승팀은 당연히 우리 팀을 믿고 있었다라고 이야기할 것이다. 그렇지만 상대팀이였던 아틀란타 팰컨스(Atlanta Falcons)는 자신의 팀의 러닝백을 불신한 전술을 사용해서 상대팀에게 역전의 빌미를 만들었다.
  미식축구에서는 크게 두 가지의 공격 전술을 시도할 수 있다. 공을 들고 뛰는 러싱(Rushing)과 공을 던지는 패싱(Passing)이 있다. 만약에 감독이 게임 계획을 전부 패싱으로만 짠다면, 당연히 러싱과 패싱을 동시에 가지고 나오는 팀보다 불리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그러면 당연히 경기가 팽팽하게 진행될 때 사기가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팰컨스는 예견된 일을 자초하고 있었던 것이다.(그렇다고 팰컨스가 아예 러싱을 하지 않은 극단적인 사례를 보인 것은 아니다. 중요한 순간에 계속 패싱을 하다가 기회를 놓친 것을 비유로 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운의 영역이 있다. 굳이 쓰는 이유는 변명하지 않기 위해서 이다. 운은 외교이자 지형이자 하늘이다. 상대를 간파하고, 환경을 간파해야 한다. 그렇게 완벽하게 준비를 도모했음에도 안 되었을 때, 하늘의 뜻이라고 치는 것이다. 너무나 유명한 조던의 일화도 소개해보려고 한다. 조던은 경기 전에 항상 경기장을 걸어 다니며 경기장 감각을 익혔다고 한다. 농구라는 게 마루판에서 이뤄지고, 또 공을 튀기는 운동이기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것들도 일련의 감각 정보라고 한다면, 경기마다 바뀌는 정보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 위해 조던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했다. 정말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지만, 경기가 시작하고 변수가 될 수 있다면, 그 사소한 면이 경기에 어떤 방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친다면 우리는 놓쳐서는 안 된다. 나중에 무시하고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효과를 미치면 운이었다고 치고, 부정적이면 운이 없었다고 간주할 것이다.
  축구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로 잔디 길이와 경기장 크기가 있다. 경기장 크기는 표준이 있지만(국제경기는 길이 100-110m, 64-75m) 구단마다 약간의 차이를 두고 있다. (105m에서 68m를 보통 평균으로 둔다.) 사실 이 부분이 뛰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크다. 홈 경기와 원정 경기를 하는 리그 경기에서, 자신의 홈에서는 골라인 아웃으로 보였던 공들이 원정에서는 골라인 안쪽에서 굴러다닐 수 있고, 전체적인 공수 간격도 커버해야 하는 공간이 넓어지면서 체력적인 부분에 있어서 경기 계획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잔디 길이도 이와 유사하다. 잔디가 길고 말라있으면 롱패스에 유리하다. 반면 잔디가 짧고 촉촉하면 볼의 속도가 빨라져 짧은 패스에 유리하다. 경기장 크기와 마찬가지로 각 팀의 경기 계획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냥 보면 똑같은 잔디이고 경기장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기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것들을 무시하고 운이 없었다며 넘겨버리면 안된다고 말하고 싶다.